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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양안 실명의 20대 여성 개안수술 후 눈물…탄자니아에서 94명 수술한 한국 의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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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비전케어 작성일17-09-14 10:04 조회10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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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N)…에프(F)…엘(L)…보인다! 내가 보인다!”

  

의자에 앉아 시력 검사를 받던 리삼 하메디(40)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쳤다. 리삼이 문 앞에서 기다리던 형제들에게 스스로 걸어가자 그들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신의 은총이!(God bless you!)"를 반복했다.

 

탄자니아 동부의 키바하 지역에 사는 리삼은 1년 전부터 시력이 점점 나빠지더니 부축 없이는 혼자 걷지 못할 정도가 됐다. 눈빛은 탁했고 거동이 불편해진 뒤론 몸이 계속 말라갔다. 동생 산토마(35)는 "당뇨의 합병증이라고 생각해서 안과 진료는 받은 적이 없다. 형은 시력을 잃은 뒤 말도 안 하고 웃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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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전케어 아이캠프에서 백내장 수술을 받고 시력을 회복한 리삼 하메디(안구보호대 착용)가 수술 전과 후의 차이를 설명하고 있다. 송승환 기자

 

 

리삼이 시력을 잃은 건 백내장 탓이었다. 리삼은 지난달 30일 '툼비 병원'에서 한국 의료진에게서 무료로 수술을 받았다. 뿌옇게 상한 수정체를 빼내고 새 인공 수정체를 넣는 데는 1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리삼에게는 두 번째 삶을 얻은 것과 마찬가지였다.

 

 

◇ 눈을 떠요 탄자니아


지난달 27일 탄자니아 키바하 지역으로 국제실명구호기구 '비전케어'의 활동가들이 모였다. 탄자니아 주민들에게 무료로 안과 진료와 수술을 제공하는 '아이캠프'를 차리기 위해서다. 안과 의사 4명, 간호사 4명, 안경사 1명, 자원봉사자 2명, 행정 간사 2명이 미국·영국·한국에서 찾아왔다. 캠프는 키바하 지역 거점 병원인 '툼비 병원'의 안과 외래진료실과 수술실에 꾸려졌다.

 

비전케어의 아이캠프는 '피할 수 있는 실명'을 예방·회복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는 안과 의료 활동이다. 국제실명예방위원회(IAPB)에 따르면 전세계 시각장애인 중 80%는 예방이 가능하고 진료와 수술로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 이런 경우를 '피할 수 있는 실명'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질병이 백내장이다. 백내장을 방치하면 실명에 이르지만 간단한 수술을 통해 개안이 가능하다.

 

첫 진료를 시작한 지난달 28일 오전 8시 툼비 병원의 안과 외래진료실 앞 복도는 어두웠다. 전등을 켜지 않은 탓도 있지만 아침 일찍부터 찾아와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이 대개 눈을 감고 있어서다. 이들은 눈을 떠도 잘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 환자들이다. 탄자니아에 거주하는 한국인과 기독교 단체가 비전케어의 아이캠프 일정을 알려 이들을 병원으로 데려왔다. 외래진료를 받은 결과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번호표와 차트를 손에 쥔 채 다시 눈을 감고 차례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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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술대기실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백내장 환자들은 주로 눈을 감고 있었다. [사진 비전케어]

 

 

번호가 불리면 1층 진료실 복도에 있던 환자들은 2층 수술대기실로 천천히 이동했다. 대부분 신체의 운동 능력은 문제가 없지만 눈앞이 흐려 빠르게 걷거나 계단을 올라갈 수 없었다. 환자들은 수술대기실에서 안구를 확대하는 산동제와 마취제 등을 투약한 뒤 수술실로 향했다. 4명의 안과 의사는 두 개의 수술대와 외래진료를 번갈아 맡았다. 

 

나흘 간 수술 받은 환자는 총 94명이었다. 하루 평균 23.5명씩 수술을 한 셈이다. 툼비 병원의 안과 의사 응자바는 "탄자니아 안과 의사가 백내장 수술 1건을 할 때 한국 의사는 5~6건을 한다. 놀라운 수술 실력이다"고 말했다.

 

 

"풍구아 마초. 앙갈리아 무앙가.(눈 뜨세요. 힘을 빼고 불빛을 보세요)"

한국인 안과 의사는 스와힐리어로 안과 수술이 처음인 환자를 계속해서 안심시키며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 기구에는 수술 중 필요한 표현의 스와힐리어 발음을 한글로 적은 종이가 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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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 안과 의사들은 필요한 표현의 현지 발음을 수술대 옆에 붙여두고 환자와 소통했다. 송승환 기자

 

 

 

한국 의료진이 탄자니아 현지에서 수술하는 과정엔 어려움도 많았다. 수술할 공간과 시설을 갖췄지만 전기 시설의 전압이 일정하지 않아 정전이 되거나 수술 기계가 멈추기도 했다. 종교적 신념이나 수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수술대에까지 올라갔다가 포기하고 내려오는 환자도 있었다. 비전케어 팀원이 말라리아와 장염에 각각 걸려 인력이 부족해 기자가 펜을 놓고 수술실에 들어가 수술 도구를 소독하기도 했다.

 

아찔한 사고도 있었다. 손발을 맞춰본 적 없는 한국인 의사와 현지인 간호사가 수술을 진행할 때 간호사가 칼(메스)을 잘못 건네 의사의 손이 깊게 찔리는 일이 있었다. 아프리카 주민은 선진국에 비해 HIV 바이러스 보균율이 높기 때문에 환자의 피가 묻은 칼에 찔리면 환자의 혈액 검사를 즉각 실시한다.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와 수술실에 있던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 안경을 구할 수 없는 근시 환자 전세계 11억 명

 

수술실 밖에서는 칼이 아닌 안경으로 시력을 교정해 밝은 시야를 얻고 돌아가는 환자도 많았다. 라자부 마조홀라(15)는 시력이 나빠져 6달 전 시내에서 안경을 맞춰 낀 뒤로 시력은 교정되지 않고 오히려 두통이 생겼다. 그는 "90달러씩이나 주고 구매했기 때문에 안경이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고 계속 끼고 다녔다"고 했다. 탄자니아에서는 안경을 판매할 때 별도의 자격이 필요하지 않아 이처럼 엉터리 안경을 쓰고 오히려 시력이 나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라자부는 진료실에서 눈에 맞는 안경을 써 보고선 곧바로 엄지를 척 들어올렸다.

 

 

 


 ▲ 2017 비전케어 탄자니아 아이캠프. [영상 비전케어 탄자니아 지부]

 

미국 시카고에서 안경점을 운영하는 안경사 최영찬(64)씨는 탄자니아에 오면서 환자들에게 기부할 안경 350개를 챙겨왔다. 그는 환자의 시력을 검사해 도수 별로 미리 만들어 온 안경을 무료로 지급했다. 국제실명예방위원회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약 11억 명이 안경을 구할 수 없어서 근시를 교정하지 못한 채 생활하고 있다. 최씨는 "안경만 제 때 맞춰 사용해도 시력 감퇴를 막고 생활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 43년간 안경점을 운영하면서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3000개가 넘는 안경테를 모아뒀다"고 말했다. 최씨는 탄자니아 아이캠프를 마친 뒤에도 귀국을 미루고 키바하 지역의 교회와 학교를 돌며 아이들의 시력을 검안해 안경을 제공했다.

 

  

◇ “아산테 코리안(고마워요 한국인).”

 

아이캠프 마지막 날인 지난 1일에는 나흘간 수술 받은 환자가 모두 병원에 와서 수술 후 경과를 점검했다. 눈 위에 안구보호대를 붙이고 온 환자들이 대기한 안과 외래진료실 앞 복도의 분위기는 진료 첫 날과 사뭇 달랐다. 이들은 안구보호대를 떼고 눈을 닦은 뒤 차례대로 복도에서 시력 검사를 실시했다. 환자가 큰 소리로 글자를 읽어 나가자 지켜보던 다른 환자들의 얼굴에도 기대감이 감돌았다. 서로 박수를 쳐주고 병원까지 함께 온 가족들과 포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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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을 주민인 샤마리(68, 왼쪽)와 사히나(70, 오른쪽)가 수술 경과를 확인한 뒤 병원 앞 마당에 앉아 웃고 있다. 송승환 기자

 

  

 

외래진료실에선 환자를 수술한 의사들이 환자의 안구 상태를 현미경으로 검사했다. 의사들이 "당신의 수술은 굉장히 잘 됐다. 경과가 매우 좋다. 앞으로도 예방을 잘해야 한다"고 일일이 말해주자 환자는 크게 미소 지으며 의사와 악수했다. 미국 뉴욕에서 온 안과 의사 안대휘(48)씨는 "수술이 잘 된 경우 의사가 이를 명료하게 말해주면 환자가 안심하게 되고 회복도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에서 수많은 백내장 수술을 했지만 실명된 환자를 개안하는 수술은 드물었다. 이번 캠프에서 두 눈이 모두 보이지 않았던 20대 여성에게 빛을 선물할 수 있어서 너무나 뜻깊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비전케어의 아이캠프는 탄자니아 현지 의료진이 한국 의료진의 기술을 전수받는 장이기도 하다. 아이캠프 기간에 탄자니아의 무힘빌리국립병원 안과 전공의들은 한국인 의사 옆에서 진료와 수술을 지켜보고 궁금한 점을 물었다. 안과 의사 김재윤(35)씨는 "비전케어의 아이캠프는 장기적으로 현지의 거점 병원이 안과 역량을 강화해 자체적으로 주민들에게 예방·진료·수술을 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진료뿐만 아니라 의료 장비를 기증하고 이를 관리하는 법도 전달한다. 장비가 있지만 부품 하나가 마모돼 못 쓰고 방치하는 경우가 저개발국가에선 종종 있다"고 말했다. 김동해(53) 비전케어 이사장은 "지난해 탄자니아에서 첫 아이캠프를 열었을 때는 한국 의료진에 대해 탄자니아 주민과 의료계가 반신반의 했지만 올해 다시 찾아오자 태도가 많이 달라졌다.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해 서로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 전세계에서 5초에 1명씩 실명…"아프리카에선 의사도 백내장 방치해 실명 위기"

 

비전케어의 탄자니아 아이캠프에서 백내장 수술을 받은 환자들 중 실베스터 맥아마(62)는 산부인과 의사다. 그는 탄자니아에서 고소득층에 속해 병원 진료를 부담스럽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는 자신의 시력이 백내장으로 감퇴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아이캠프에서 백내장 진단을 받은 뒤 바로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오마리 생고테마(85)는 아이캠프가 열린 키바하 지역 툼비 병원에서 약 200㎞ 떨어진 시골에 사는 농부다. 2년 전부터 왼쪽 눈이 보이지 않았지만 주변에 안과 병원이 없어서 진료를 받지 못했다. 키바하 지역에서 일하는 아들이 아이캠프 소식을 듣고 이틀에 걸쳐 아버지를 데려와 마지막 환자로 수술을 받았다. 이들은 수술을 받고 집에 돌아갔다가 다시 오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어서 병원에서 하룻밤을 자고 수술 경과를 확인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실명예방위원회(IAPB)에 따르면 전세계 약 73억 명의 인구 중 시각장애 환자는 2억1700만 명이다. 그중 3600만 명이 실명 상태다. 시각장애 환자의 분포는 빈곤 국가의 분포와 상당히 유사하다. 시각장애 환자의 90%는 저소득 국가와 중간소득 국가에 거주하고 선진국 거주자는 10% 정도다. 특히 아프리카에서는 전체 인구 중 시각장애 환자의 비율이 5%가 넘는다.

 

시각장애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증상은 백내장(39%)이다. 눈에서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뿌옇게 혼탁해져 시력이 감소하는 질병인데 방치하면 실명에 이를 수 있다. 혼탁해진 수정체를 빼내고 인공 수정체로 교체하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많은 나라에서는 안과 병원 진료는 평생 한 번 받기도 어려운 일이다. 저소득 국가에는 안과 의사의 수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약 5000만 명이 거주하는 탄자니아의 경우 안과 의사는 단 50명뿐이다. 모잠비크(인구 2000만 명)에는 8명, 말라위(인구 1400만 명)에는 6명의 안과 의사가 있다. 탄자니아와 비슷한 인구 규모인 한국에는 약 3000명의 안과 전문의가 있다.

 

안과 병원이 도시에 편중돼 있고 진료비가 비싸 엄두를 내지 못하는 환자가 많다. 김태균(41) 비전케어 탄자니아 지부장은 "탄자니아에서 백내장 수술을 받기 위해선 약 25만원(50만 탄자니아실링)이 필요하다. 하지만 서민들은 대부분 한 달 평균 가계 소득이 5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안과 병원을 방문해 본 경험이 없으니 맥아마처럼 안과 질환을 예방하거나 시력이 나빠지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인식도 낮다. 아이캠프에 찾아온 환자들은 대부분 안과 진료가 처음이어서 안구를 검사하는 현미경에 얼굴을 댈 때 수차례 자세를 고쳐줘야 했다. 이들 중에는 시력 감퇴를 노안이나 다른 질환의 합병증 정도로 여기고 방치해 아이캠프에 찾아왔을 때는 이미 수술로도 시력을 회복할 수 없는 경우도 꽤 있다.

 

이런 이유로 세계보건기구와 국제실명예방위원회는 2020년까지 피할 수 있는 실명의 원인 질환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시키기 위한 '비전 2020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195개 회원국과 비전케어를 포함한 60여 개 기관과 단체가 참여 중이다.

  

비전케어는 명동성모안과 김동해 원장이 설립한 국제실명구호기구다. 2002년 파키스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38개국에서 256차례 아이캠프를 열었다. 한 번 캠프가 열릴 때마다 평균 80~100명의 환자를 수술하고 약 300 개의 안경을 지급해왔다. 김 원장은 "무료 안과 진료와 수술에 그치지 않고 현지 의료진에게 기술을 전수하기 위해 현지 또는 국내외에서 세미나를 열고 이들을 초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양안 실명의 20대 여성 개안수술 후 눈물…탄자니아에서 94명 수술한 한국 의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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