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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이야기 | 지나온 길에 남겨진 당신의 향기 (김향기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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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비전케어 작성일15-08-25 08:44 조회79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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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이란 무엇일까..' 최근 한 통의 전화를 받고 익숙하게 생각하던 '나눔'의 정의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들어 뉴스를 볼 때마다 눈에 띄는 '한국 경제 위기'라는 문구들, 그럼에도 매 달 크고 작게 희망의 빛을 선물해 주는 비전케어 후원자들이 참 자랑스럽고 감사한 마음도 듭니다. 그러나 이따금씩 “경제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후원 해지를 요청하는 전화를 받을 때면 그들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곤 합니다.

 

유난히도 무더웠던 7월의 어느 날,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미안함이 가득한 목소리와 그 분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가슴이 저릿해졌습니다. 전화를 주신 분은 이제 70세인 김향기 할머니, 기초수급자였다고 자신을 소개한 할머니는 “비전케어를 통해 어려운 나라에서 눈이 보이지 않아 더 어렵게 사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동안 참 기뻤고 후원 중지를 하는 이 순간이 너무 미안하고 송구스럽다”며 다급히 전화를 마무리하셨습니다. 통화 후 '무엇이 그렇게 미안하셨을까? 어떻게 그 오랜 기간 동안 기초수급자로써 자신의 것을 포기하면서 나누어줄 수 있었을까' 등등 수 많은 물음들과 상념들이 머리를 맴돌았고 이내 다시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할머니, 꼭 한 번 만나 뵙고 싶습니다" 나의 당찬 목소리 때문이었을까 처음에는 부끄럽다던 거절하던 할머니는 마지못해 승낙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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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외곽의 한 지역, 좁은 골목길을 지나 도착한 곳에서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아이고. 이 더운 날, 먼 길 오느라 고생했네" 따뜻하게 건넨 첫 마디에 마치 명절날 시골에 계신 할머니를 만난 것처럼 편안함을 느꼈고, 들여주신 이야기 한마디 한마디는 마음에 큰 울림이 되었습니다.

 


형광등처럼 세상이 밝아지던 그 날
"6년 전 어느 날, 두통이 올 정도로 눈이 너무 아파서 동네에 있는 병원을 가니깐 명동에 있는 성모안과를 소개해 주더라고, 잘한다니깐 믿고 찾아갔지. 김동해 원장님한테 수술을 받고 눈을 딱 떴는데 깜깜한 방에 새 형광등을 킨 것처럼 엄청 밝게 느껴지더라고. 세상에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싶다가, 문득 병원 한 쪽 벽에 걸려있는 아프리카 아이들의 사진을 보니 그 아이들한테 이렇게 밝은 세상을 선물하고 싶다고 느껴지는거야. 바로 후원할 수 있냐고 물어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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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힘들게 살았지만 다른 사람들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지
"요즘 광고를 보니깐 광복 70주년 행사를 많이 하던데, 내가 태어난 때가 딱 그맘때였어. 정말 칠십 평생 안 해본 일 없을 정도로 고생을 많이 했지. 그러다 보니 남들 고생하는 걸 못 보겠더라고.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보면 쉽게 못 지나가겠는거야. 내가 조금 아끼면 누군가 한 사람이 눈을 뜬다는데 이보다 더 값진 게 어디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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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고 아쉽고 그래서 서성이게 되었어
“지금까지는 기초수급자로 생활하면서도 생활비를 조금씩 모아 비전케어에 후원했는데 올해 기초수급자가 안됐다는 소식을 듣고는 바로 비전케어 생각이 나더라고. 생활고가 조금씩 심해지다 보니 후원하는 게 망설여지는 거야. 내가 받은 것을 더 이상 못 나눈다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 끝까지 도와주고 싶었는데 점점 생활이 힘들어지니깐 미안한 감정이 더 커지는 거지. 마지막 기부라 생각하고 십 원짜리, 백 원짜리를 한데 모아서 은행에 갔는데 차마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발이 떨어지지 않더라고. 한참을 은행 창구 앞에서 서성이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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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미력한 힘으로 도움이 되었다니 참 좋네
"내가 후원한 금액이 작았어서 비전케어가 하는 사업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테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니 기분이 좋네. 비전케어는 일 잘하니깐 여태까지 믿고 맡긴 거였고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내가 받은 것처럼 환하고 밝은 희망을 주었으면 좋겠어. 정직하게 일하고 주어진 것들에 감사하고 주변 사람들 돌아보고, 그렇게 살면 행복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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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를 뵙고 처음 질문한 “어떻게 나눔을 시작하셨나요”라는 물음에 무덤덤하리만치 “그냥 그렇게 하고 싶었어.” 라는 할머니의 대답에 준비해갔던 다양한 질문들이 무의미하게 느껴졌습니다.


눈 앞에서 물에 빠진 위험에 처한 아이가 있다면 이유를 불문하고 도와주는 것처럼, 사랑하는 이를 특별한 이유 없이 사랑하는 것처럼,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을 돕는 것도 그럴듯한 이유들과 미사여구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할머니의 삶은 그 분의 이름처럼 기분 좋은 나눔의 향기가 났습니다. 할머니뿐만 아니라 여러 어려운 와중에서도 희망을 빛을 선물하여 주시는 많은 후원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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