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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이야기 | 따뜻한 열정과 희망이 가득했던 백혜정 안과교수와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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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비전케어 작성일18-01-04 15:33 조회77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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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안과 분야 권위자' '2017년 가장 존경받는 병원인상 수상자' '대한 검안학회 회장'.

이는 가천대 길병원 백혜정 안과교수님에게 붙은 수식어입니다. 의료환경이 열악한 현지에 소아안과 의사로서 도움을 주고 희망을 전하기 위해 교수님이 걸어온 발걸음을 나눴던 인터뷰 시간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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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한 미소로 환대해주시며 인터뷰에 응해주신 백혜정 교수님

1. 교수님께서 매년 봉사활동을 간 지 10년이 넘었다고 들었습니다. 이러한 활동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무엇이었나요?


제가 원래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런데 봉사라는 게 마음이 있더라도 기회가 없으면 잘하지 못하잖아요. 그래서 기회가 닿으면 꼭 의료봉사활동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대한안과학회활동을 했는데 주변에서 김동해 이사장님의 비전케어 활동소식을 많이 말씀하셨어요.


함께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저와 친분도 있고 분과가 같은 박수철 선생님(現 새빛안과병원 소아안과 부원장)이 비전케어와 사시수술캠프를 몇 차례 가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박 선생님께 '비전케어가 진행하는 소아사시수술캠프에 참가하고 싶다'고 했어요.

그리고 얼마 후에 저를 추천해줘서 김동해 이사장님을 만났는데 워낙 친화력이 좋으신 분이라 금방 친해졌고 마음도 잘 통해서 2008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현장으로 가고 있어요.

2. 10년 동안 어떻게 매년 끊이지 않고 참여하실 수 있었나요?


솔직히 의과대학생 때 몇 번 의료봉사를 갔는데 실망했었어요. 요즘의 바쁜 대학생들처럼, 당시에 저도 겨우 시간을 짜내 봉사활동을 하러 갔는데 너무 일반적인 봉사만 하는 거예요. 물론 아이들에게 공부를 가르치고 놀아주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아쉬웠어요.

그러다가 비전케어를 만나 안과전문의로 의료환경이 열악한 나라에서 환아를 직접 진료할 수 있는 귀한 일을 할 기회가 찾아온 거죠.

만약 제한된 시간 동안 사시수술을 해야 한다면 성인보다는 아이들을 수술하는 게 의미가 더 크다고 생각해요. 사시 수술을 받은 아이들은 앞으로 7~80년 이상 건강한 눈으로 살 수 있어요.

하지만 소아사시수술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데 이 작업이 사실 쉽지 않아요. 마취 장비도 필요하고 마취과 의사선생님이 아동을 마취하고 안과전문의가 수술한 다음 그 후속조치도 잘 해야 해요. 경험 많은 비전케어는 이런 일련의 작업이 가능하지요.

제가 10년 동안 비전케어와 함께 활동한 것의 9할은 미국에 계신 윤항진 마취과 의사선생님 덕분이에요. 제가 갈 때마다 언제나 윤항진 선생님이 미국에서 합류해줬어요. 그리고 어찌나 마취를 잘 해주시는지 한국에서보다 더 빨리 아이들을 재우고 안전하게 깨워주셔서 항상 감탄했어요. 윤항진 선생님 덕분에 언제나 걱정 없이 갈 수 있었어요. 정말 마음속 깊이 감사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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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으로 참여했던 몽골 아이캠프에서 윤항진 선생님을 만나 봉사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어요.

3. 비전아이캠프에 참여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아이캠프에서 만난 모든 환자를 다 기억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아이캠프는 단연 2008년에 갔던 첫 번째 아이캠프에요. 경험도 없던 제가 혈혈단신으로 혼자 사시수술을 하겠다고 몽골에 갔어요.

외래진료실에서 환자를 검진하는데 정말 시장통 같았어요. 환자를 선별하고, 기본적인 문진을 하고, 수술실로 뛰어가 환자를 수술하고, 다시 나와서 외래환자를 보고. 이렇게 처음 캠프를 끝내고 한국에 돌아오니 거의 이틀은 몸져누울 정도로 힘들었어요.

그 후에 전공의 한 명을 데려갔었고, 다음에는 안경사, 그다음에는 수술 간호사선생님, 이렇게 점차 팀이 돼서 캠프를 가게 됐어요. 그리고 최근에는 비전케어에서 일차적으로 외래 환자를 선별해주셔서 처음보다 훨씬 수월하게 수술을 할 수 있었어요. 정말 큰 변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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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 한 명의 사람이라도 더 진료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갔던 첫 봉사지, 몽골.

정말 녹초가 될 정도로 열심히 했어요.

아이캠프를 참여하며 가장 좋은 것은 함께 참여한 사람들의 마음이 조금씩 열린다는 거예요. 나눔과 봉사는 자꾸 해보고 다녀봐야 아는 거잖아요. 과거에는 봉사할 마음이 없었더라도 한 번 가면 마음이 조금 열리고, 점차 이러한 나눔 활동이 익숙해지면 다른 일을 할 때도 더 긍정적으로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봉사활동을 할 당시에는 힘들고 지치더라도, 갔다 오면 기쁘고 즐거워서 또 가고 싶어한다는 것이 봉사의 마력이죠.

4. 2015년부터는 에티오피아 현지의 안과의사를 길병원으로 초청해 교육하시는데, 그 계기는 무엇일까요?


몽골에서의 첫 아이캠프를 마치고 많은 생각을 했어요. 국내에서는 사시수술을 하기 위해 6개월 이상 검진하는 데 반해 해외 현장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잖아요. 언어가 통하지 않아 의사소통이 잘 안 되는데 만약 수술 후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스러웠어요. 그래서 첫 아이캠프 후에 몽골은 세 번, 모로코는 두 번 이상 가서 제가 수술했던 아이들을 다시 보려고 했어요.

그리고 김동해 이사장님과 "단발적인 수술이 아니라 집도한 의사가 한 지역으로 여러 번 가서 재차 진료하거나 현지의사를 교육해서 장기적인 관리를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 후 이사장님이 현지 의사를 한국에 초청해 교육하는 것을 승인했고, 2015년에 처음으로 에티오피아 소도(Sodo)대학병원의 안과의사 합톰(Habtom)을 2016년에는 에티오피아 짐마(Jimma)대학병원의 안과의사 쿠말레(Kumale)를 한국 가천대 길병원으로 초청해 의료진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그리고 2017년에는 소도(Sodo)대학병원의 안과의사 헬렌(Helen)을 초청해 연수했어요.

5. 현지 의료진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이 더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소아사시분야에서는 환아를 수술한 다음의 절차가 더 중요해요. 백내장 수술처럼 바로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사시수술환자는 회복되어 보였어도 5~10년 이상 지속적인 검진과 관리가 필요해요.

한국에서는 수술 후에도 정기적인 진료를 받지만 의료환경이 열악한 현지는 그렇지 않아요. 찾아오는 환자 중 이미 수술했다는 사람들의 상태를 보면 수술 이후에 검사가 수행되지 않았거나 맞지 않는 안경을 끼고 있는 등의 경우가 많아요. 이런 문제는 현지 의사를 교육하고 이러한 일이 재차 발생하지 않도록 설명하는 것이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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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시수술은 수술직후보다 그다음의 지속적인 관리가 더 중요해요

또한 현지 안과의사에게 수술법을 교육하는 것과 함께 환자를 지속해서 보살펴야 한다는 마음가짐도 가르쳐야 해요. 현지 의사들은 굉장히 우수한 인재들이에요. 이러한 인재들을 교육할 때 의료진 양성 교육을 마치 특권처럼 받아드리지 않고, 계속 다른 사람을 돕는 선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신경 써서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비전케어처럼 이미 체계가 잘 잡혀있는 단체에서 현지 의료진 양성교육 프로그램을 더 의미 있게 진행하려면 함께 토론하는 세미나 시간이 더 많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장비만 주는 것이 아니라 의료 관련 교육 자료와 서적들도 함께 배포해서 안내하는 것도 중요해요.

 

 

 

6. 가르쳤던 제자가 현지로 돌아가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 감회가 새로울 것 같아요. 에티오피아 현장에서는 어떤 특별한 일이 있었나요?


2017년 6월에 에티오피아 짐마(Jimma)지역에서 사시캠프를 진행할 때 진료와 수술 일정 외에 현지의료진 양성을 위해 짐마대학의 안과전공의를 대상으로 강의일정을 처음으로 준비했어요. 사실 2시간 영어강의를 준비하는 게 정말 힘들었어요. 그런데 전공의뿐만 아니라 안경사까지 거의 십여 명의 사람들이 강의를 듣고 각자 소아안과분야에서 일하며 궁금했던 것들을 질문하는 데, 참 뿌듯하더라고요.

그때 만난 전공의 4년 차 선생이 있었는데 기간 내내 굉장히 적극적이고 열성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마지막 날 그분이 사시수술 집도를 직접 해보고 싶어해서 제가 도와주면서 처음 사시수술을 했어요.

비록 수술시간이 길고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힘으로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난 후 얻은 성취감과 신뢰감, 동료와 환자에 대한 감사함은 단지 그 전공의 선생뿐 아니라 에티오피아 의료진 모두에게 좋은 경험이었을 것으로 생각해요. 그리고 다음 날 환자의 수술 결과를 봤는데 정말 잘 된 거예요. 환자랑 함께 사진도 찍으면서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그 전공의에게 충분한 동기부여가 된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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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정적인 전공의 선생이 처음 사시수술을 하며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좋은 경험이 되었을 거예요.

이렇게 한 사람이 변화된다면, 앞으로 그 사람이 시니어가 된 후 또 좋은 것을 가르치며 현지에
변화를 줄 거에요. 점차 교육이 되는 것이지요. 아직 에티오피아의 의료환경이 열악해서 세세한 것 하나하나 다 알려주며 교육해야 하는 것 같아요.

7. 교수님의 열정이 그 전공의에게도 전달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교수님께서 훗날 목표로 생각하시는 것은 무엇이 있나요?


저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원했던 많은 일을 이뤘다고 생각해요. 이제 의사가 된 지 30년 됐고 봉사 활동한 지는 10년쯤 됐는데, 소아안과 의사로서 환자들을 ‘진료’하고 대학에서 안과교수로 학생들을 ‘교육’하며 ‘봉사’활동도 하고, 참 의미 있게 살아온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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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현지 소아안과의사 초청 연수자 ‘헬렌(Helen)’과 함께

대학교수는 칠판 앞에서 강의만 하는 것이 아니에요. 진짜 교육에 참뜻이 있는 사람이 교수가 되어야 해요. 교육받는 학생들에게 가치 있는 삶의 본을 보여주기 위해서 최근에는 제가 하는 봉사활동을 많이 알리려고 해요. 나만 하는 활동이 아니라 여러 사람에게 알려서 함께 하는 봉사, 널리 퍼지는 봉사가 되도록 전하고 싶어요.

앞으로 10년후 교직에서 물러나 은퇴한 다음에 꿈꾸는 것은 WHO(세계보건기구) 또는 조금 더 글로벌한 단체에서 일하거나 현지에서 1~2달 정도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요. 지금까지는 현지 환자들에게 수술을 잘 하기 위해 열심히 달려왔다면 앞으로는 현지 의료진들을 교육하고 가르치기 위해 애쓰고 싶어요.

제가 10여 년 동안 가족들과 정식 휴가를 보낸 적이 없어요. 봉사활동을 가기 위해 제 휴가를 다 사용하느라 그랬지요. 그래도 저희 아이들과 남편이 잘 이해해줘서 고마웠어요. 지금도 휴가를 낼 수 있는 시간이 제한적이라 일 년에 두 번 이상은 못 간다는 것이 참 아쉬워요.

그래도 비전케어가 제게 기회만 준다면 전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해외로 봉사활동을 가려고 해요. 앞으로의 활동도 정말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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