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캠프봉사이야기#16] 저는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 현장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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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자 이야기 | [2018 캠프봉사이야기#16] 저는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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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비전케어 작성일18-09-12 10:17 조회25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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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3일부터 7일까지 중국 구이양에서 진행된 287차 비전아이캠프는 총 외래진료 560건, 개안수술 103건을 진행해 환자들에게 볼 수 있다는 희망을 나누고 돌아왔습니다.

특별히, 이번 비전아이캠프에 의료진 봉사자로 함께한 센트럴서울안과의 최재완 안과 전문의와 일반 봉사자로 함께한 용인외대부고 이지수 학생의 후기를 통해 각자가 경험한 현장 이야기와 담아온 생각들을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1 사라진 기억들 

중국 광저우를 떠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인천행 오후 비행기에 허겁지겁 몸을 싣고 한참이 지나서야, 오늘이 토요일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평소 같으면, 일주일을 마무리하는 토요일 오전 외래가 끝나고 집에서 아이들과 어슬렁거리고 있을 시간이었겠지요. 집을 떠난 지 일주일이 되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지난 한 주일 동안의 강렬하고 아름다웠던 순간들이 현실 속의 제 기억을 잠시 물러나 있게 한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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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두려움 
그 모임에 관해 들어 본 것은 매우 오래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임이 해 왔다고 알려진 활동들은 저와는 전혀 다른 세상에 속해 있는 특별한 사람들의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중견의 안과의사 선생님께서 개발도상국에서 안과 질환으로 시력을 잃어가는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 2002년 개인적으로 시작하신 일이 이제는 세계 각지에 지부를 가진 국제적인 실명구호기구로 발전하였다는 정도만 알았습니다. 그 모임은 바로 국제실명구호단체인 ‘비전케어’입니다.
비전케어의 비전아이캠프는 매우 좋은 활동이지만, 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부끄럽게도, 저는 저 자신을 위한 철저한 변명들을 철갑처럼 마음에 두르고 있었습니다. ‘국내에도 힘든 사람들이 많은데 굳이 외국까지 나가 유난을 떨 것까지야’, ‘암, 그 시간에 가족들과 함께 휴가라도 가는 것이 더 나은 일이지!’, ‘일주일 병원을 비우면 병원 운영에 생기는 경제적 손실이 얼마지’, 하는 등의 시니컬한 생각들이 첫 번째 카테고리였습니다. 두 번째 카테고리는 다른 의료 환경에 대한 두려움이 반영된 생각이었습니다. ‘진료와 수술 환경이 쉽지 않다고 하던데, 경험이 부족한 의사가 환자들에게 해를 끼칠지도 몰라’, ‘진료하고, 경영하고, 강연하고, 논문 쓰기에도 시간이 부족해. 한 의사가 모든 걸 잘할 수 없으니, 괜히 이 일 저 일 끼지 말자’. 어쩌면 지금껏 온실 같은 환경에서 진료해 온 저에게 비전아이캠프라는 거친 환경이 두렵게 느껴졌나 봅니다.

​#3 부르심
‘비전케어’와의 만남은 우연히 시작되었습니다. 2017년 초, 제가 일하고 있는 센트럴서울안과의 한 구성원에게서 특별한 요청을 받았습니다. 다른 사람을 위한 의미 있는 일과 안과 해외의료봉사를 함께하고 싶어 비전아이캠프에 참가하려 하는데, 병원에서 지원해 줄 방법이 없을지 상의해 왔습니다. 저는 제가 생각하지도 못하고 있던 부분에 대해 기특한 생각을 해 준 것에 고마워서, 병원 구성원 세 분이 254차 중국 비전아이캠프 참가를 지원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일주일간 캠프에 다녀온 세 분이 전해 준 이야기는 모두 같았습니다. 일은 몹시 바쁘고 몸은 고단했으나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 중 하나가 되었다고 말입니다. 그들의 기쁨 가득한 얼굴이 놀랍도록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안과의사 없이 구성원들만 보낸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내년에는 내가 직접 비전아이캠프에 참여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4 기도
캠프 일정 전에 가진 준비 모임 이후, 비전아이캠프에 대한 저의 두려움은 조금씩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낯선 장소에서, 낯선 사람들과 함께, 낯선 장비를 사용해서, 낯선 사람들의, 심한 백내장을 제한된 시간 안에 수술하되, 수술 합병증은 거의 없어야 한다는 제 임무를 알게 되고 나서 다소 당황했습니다. 익숙한 장소, 서로 익숙하고 잘 훈련된 팀, 고급 장비, 그리고 그다지 심하지 않은 백내장 등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과 비전아이캠프의 현장은 정반대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287차 중국 비전아이캠프 때 큰 어려움 없이 무사히 마칠 수 있기를 바라며, 끝나는 날까지 이 주제를 가지고 기도하고 또 기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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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완 안과 전문의의 수술 모습

#5 만남
이번 비전아이캠프에서 훌륭하고 소중한 사람들과 만남이 없었다면, 아마 제가 품었던 기대와 욕망은 공허해졌을 테고, 그로 인해 상처받은 마음을 가지고 귀국길에 올랐을 것입니다.
비전아이캠프에서 함께 의료진으로 참가한 문산제일안과 임동권 원장님과 김안과21의 김정한 원장님에게 들은 수많은 조언은 안과의사로서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면에서도 큰 의지가 되었습니다. 또한 따뜻한 마음과 함께 빈틈없이 현지에서 진행을 도와주신 현지 한인공동체를 비롯한 자원봉사자분들, 어떤 상황에서도 든든했던 비전케어 실무자분들, 진료환경 세팅 및 통역 등을 도와주신 구이양 중의대학 관계자분들, 이 모든 일의 씨앗을 뿌리시고 가꾸어 주신 김동해 이사장님, 언급하지 못한 다른 모든 분까지…. 정말 ‘사람을 통해 사람을 세운다.’는 말이 떠오르는 시간이었습니다. 

#6 눈물
닷새 동안 중국 구이양 중의대학에서 이루어진 이번 287차 비전아이캠프에서는 560건의 외래진료와 103건의 백내장 수술이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그 중 43명의 수술을 담당하였습니다. 걱정했던 것과 달리 대부분의 수술이 무난하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진료 전후의 과정에서 많은 분의 눈물을 보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보지 못한 딸의 얼굴을 보게 된 어느 할머니의 기쁨의 눈물, 수술이 잘 끝나고 나서 환자분께서 저를 얼싸 안아주시며 흘리신 안도의 눈물 등을 만날 때면, 저의 마음도 기쁨에 충만해져서 깃털처럼 가벼워졌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진행된 녹내장이나 망막박리와 같이 미력한 저희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경우를 발견하고 환자분께 설명을 드리며 늦었다는 회한과 앞으로 겪을 시간에 대한 절망의 눈물을 흘리는 환자분을 마주할 때는 저희 눈시울도 같이 뜨거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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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술이 잘 끝나고 난 후 고맙다고 안아 주시는 환자분과 함께

#7 “저는 쓸모 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이번 287차 중국 비전아이캠프에 참가를 결정할 때, 저는 남을 위한 봉사를 하러 간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달라졌고, 한국으로 돌아 올 때는 오히려 제가 큰 은혜를 받고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환자들이 저희 비전아이캠프팀에게 감사해야 할 빚이 생긴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족한 저희가 봉사할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해주신 환자분들에게 감사해야 함이 옳은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바로 성경에 나오는 달란트 비유입니다. 주인이 여행을 떠나며 세 명의 종들에게 재산을 각각 다섯 달란트, 두 달란트, 한 달란트씩 맡겼습니다. 다섯 달란트와 두 달란트를 받은 두 명의 종들은 그것을 활용해 더 벌어들인 달란트를 여행에서 돌아온 주인에게 돌려주었습니다. 하지만, 한 달란트를 받은 종은 땅에 묻어 두었다가 그대로 주인에게 돌려주었습니다. 주인의 뜻을 정확히 알고 달란트를 활용하였던 두 명의 종들은 주인의 칭찬을 받았지만, 마지막 종은 ‘악하고 게으른 종’으로 어둠 속에 내던져 버려졌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이번 287차 중국 비전아이캠프의 가장 큰 수확 중 하나는 제 마음속에 숨어 있었던 ‘악하고 게으른 종’을 발견해 낸 것입니다. 저는 흔들리기 쉬운 감정을 가진 한 명의 인간이면서, 아직은 실력이 많이 부족한 안과의사 중 한 명임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비전아이캠프를 겪으며 저는 갈수록 더 나아지면서 주인의 사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믿게 되었습니다. 제가 받은 한 달란트를 땅속에 숨겨두었다가 그대로 돌려주는 멍청한 종처럼 살아가지는 않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달란트의 주인은 그것을 저에게 주신 분이지 제가 아님을 기억하고, 제 마음이 교만해지지 않도록 기억해야 할 말씀을 첫 비전케어 캠프 후기의 마지막에 기록해 둡니다.

“저는 보잘 것 없는 종입니다.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공동번역 누가복음 17:10)

글. 최재완 안과 전문의(센트럴서울안과)
편집. 비전케어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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